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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아 냐옹해봐(How to speak Business)/스타트업 이야기

하이퍼커넥트(Hyperconnect)- 2조 원에 매각된 한국의 유니콘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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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배민, 2조 원에 매각되어 엑시트(Exit)한 하이퍼커넥트

 

하이퍼커넥트

 

 

차세대 K유니콘으로 꼽혔던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미국의 '매치 그룹(Match Group)'에 인수되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습니다. 하이퍼커넥트를 인수한 매치 그룹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로 위치 기반 소개팅 앱이자 세계 최대 데이팅 앱인 틴더(tinder) 등 40여 개의 글로벌 소셜 앱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매치 그룹은 하이퍼커넥트의 지분 100%를 17억 2,500만 달러(약 1조 9,33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2019년 12월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이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에 40억 달러(약 4조 7,500억 원)에 인수된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약 2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하이퍼커넥트가 어떤 회사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 3월, 서울대 공대 출신 안상일 대표(재료공학과)와 정강식 CTO(컴퓨터공학과), 포항공대 컴퓨터 공학과 출신 용현택 CRO, 이렇게 3인의 개발자가 만든 회사입니다. 

 

준비 없이 시작한 첫 창업, 8억 원의 빚만 남기다

안상일 대표는 서울대 재학 시절인 2007년 레비서치라는 검색엔진회사를 창업해 '구글에 도전하는 학생 벤처인'으로 불렸습니다. 당시 그는 청년 창업자였던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검색엔진 '첫눈'을 네이버에 매각해 큰돈을 버는 걸 보고 검색엔진이 돈이 되겠다 싶은 생각으로 창업을 했다고 합니다.

 

안 대표를 포함해 공동 창업자 7명이 모은 자본금 5억 6000만 원이 사라지는 데는 1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준비 없이 유행을 좇아 창업을 했던 레비서치는 결국 수익모델이 없어 어느 곳에서도 투자를 받지 못하고 파산했습니다. 결국 타던 차, 청약저축, 월세 보증금까지 다 털어 직원들 퇴직금을 준 안상일 대표에게 남은 것은 8억 원이라는 빚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안 대표는 빚을 갚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역특례로 네오위즈에서 일할 때 알게 된 장병규 대표의 도움을 받아(돈을 빌려) 온라인 커뮤니티 업체를 인수해 운영하기도 했고, 지인과 사진 스튜디오를 동업하기도 했으며, 프로그램 개발 외주를 하면서 빚을 갚아 나갔습니다.

 

3인의 공동 창업자, 창업을 결심하다

그러다 2011년 구글이 공개한 웹 RTC(Real Time Communication) 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다시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안상일 대표와 서울대 창업 동아리에서 함께 생활했던 정강식이었습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정강식은 금융결제원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도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웹 RTC기술을 모바일에 적용해 창업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2013년 안상일을 찾아갑니다. 아이디어를 들은 안상일은 네오위즈  병역특례 시절 알게 됐던 용현택을 정강식에게 소개합니다. 용현택도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석사를 마치고 앱을 만들어 창업을 했지만 실패를 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2013년 8월 함께 모인 셋은 창업을 결심합니다. 

 

동영상 채팅앱 아자르(Azar)가 탄생하다

기획은 안상일 대표가, 개발은 정강식과 용현택이 함께 했습니다. 정강식은 금융결제원을 다니면서 낮에 일하고 밤에 코딩하는 고단한 시간을 보냅니다.

2013년 11월에 나온 첫 번째 앱에 그들은 스페인어로 '행운'이라는 뜻을 가진 '아자르(Azar)'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중동의 카카오톡이라고 불리는 '아자르'의 시작입니다.

 

아자르는 영상 통화 기반의 SNS 서비스, 쉽게 말해 동영상 채팅앱입니다. 

 

 

아자르 앱(출처: 하이퍼커넥트)

 

 

아자르는 무작위로 연결된 낯선 사람과 1대 1로 영상 대화를 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으로,

2013년 11월 출시 후 8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8개월 만에 사용자 850만 명을 모으며 대박을 터뜨립니다. 

 

아자르는 하이퍼커넥트가 최초로 개발한 모바일 영상통화 기술인 하이퍼 RTC가 적용된 앱입니다. 구글의 웹 RTC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하이퍼 RTC는 국가나 통신망, 단말기 사양 등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 어떤 통신 환경에서도 최적화된 영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아자르 앱은 영상보다는 문자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해외에선 전 세계 230개국에서 19개 언어로 1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인기 있는 앱입니다.

 

2020년 6월 기준으로 5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졌고, 문자통화 대신 영상통화가 익숙한 중동에서는 한국의 카카카오톡과 같은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App Annie)가 2021년 2월 발표한 '상위 퍼블리셔 어워드 2021'에서 하이퍼커넥트는 한국 앱 퍼블리셔 중 매출 기준으로 6위,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10위를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다운로드 기준으로 모두 10위 안에 든 국내 기업은 하이퍼커넥트와 네이버, 카카오, 넷마블 등 4개 기업뿐이며, 스타트업 중에선 하이퍼커넥트가 유일합니다. 

 

 

2021년 상위 퍼블리셔 어워드(TPA) (출처: APP ANNIE)

 

 

실패의 경험에서 배우다 - 출시와 동시에 비즈니스 모델 구축 

과거 수익모델이 없어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던 레비서치의 경험을 토대로 안상일 대표는 수익모델이 없는 서비스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래서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합니다. 

 

전 세계인과 무료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자르 앱은 대화 상대방이 랜덤하게 매칭됩니다. 대화 상대의 국가나 언어를 선택하고 싶으면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돈을 지불하면 성별을 선택할 수도 있고, 특정한 지역의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대화 상대방과 국가를 선택하기 위해 사용자는 1주일에 9,900원이라는 유료 서비스에 기꺼이 가입을 했고, 서비스 첫 달에 23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한 하이퍼커넥트는 창업 첫 해에 2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앱을 출시할 때부터 견고하게 설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하이퍼커넥트는 2018년 매출 1,000억 원을 넘기고, 2019년에는 매출 1,690억 원에 영업이익 202억 원의 실적을 거뒀습니다. 

구분201720182019
매출624억1,045억1,690억
영업이익89억172억202억

(자료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결재무제표 기준)

 

투자유치에 실패하고 자금 부족으로 파산한 경험이 있는 안 대표는 직원 규모가 채 30명이 되기도 전에 회계사와 변호사를 뽑아 재무와 경영에 신경을 썼습니다. 또한, 실패를 겨울 삼아 매출이 0이 되더라도 24개월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은행에 넣고 건드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이퍼커넥트의 투자한 벤처캐피털

2014년 12월 알토스 벤처스가 약 22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했고, 

2015년 11월 알토스 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함께 약 100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했습니다. 

 

이후 하이퍼커넥트는 국내에서는 1조원으로 추산되는 기업가치에 맞춰 투자를 할 만한 대형투자자가 없다고 판단해서 후속 투자유치를 중단했습니다. 

 

국내 IPO도 추진하지 않았던 하이퍼커넥트는 2021년 2월, 북미, 일본 등 글로벌 성장 전략에 따라 미국의 매치 그룹과 손을 잡으며 2조 원에 합병되었습니다. 

 

인수합병으로 엑시트가 드문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하이퍼커넥트는 배달의 민족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치를 평가받으며 유니콘으로 엑시트 한 두 번째 기업이 되었습니다. 


참고자료

 

'검색 엔진' 유행 좇다 8억 빚... 알바하며 만든 채팅앱 대박, 조선일보

한국의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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