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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새벽 4시 20분. 알람을 끄고 일어났다. 이를 닦고 세수하고 옷을 갈아 입고 집을 나섰다. 따듯한 날씨를 느끼며 중랑천을 향해 걷는다.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에 감사하며, 오늘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생각하며, 어둠 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나무, 꽃, 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산책을 한다.
내 앞에 쭈욱 펼쳐진 산책로를 걸을 때는 자연스럽게 앞날을 생각하게 된다. 어제 힘들었던 일, 어제 아팠던 일, 어제 후회했던 일들은 내가 이미 걸어온 길이다. 바꿀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데 에너지만 소모하는 역주행은 하지 않는다. 오직 지금 이 순간엔 내가 걷는 이 길, 내 눈 앞에 보이는 길만 바라본다. 새벽 산책을 통해 매일 과거와 결별하며 미래를 맞이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순식간에 '걸어갈 길'이 '걸어간 길'이 되버린다. 붙잡지 않으면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달려가는 지금이라는 시간.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을 의식해야 한다. 의식한다는 건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것들을 미루지 말고 지금, 오늘 하겠다는 의지다. 미루지 않는다. 기다리지 않는다. 그렇게 오늘이라는 시간을 내 생애 최고의 날로 만든다.
우리는 많은 가정법 안에 산다. '이것만 끝내면', '이번만 참으면'이란 말 속에 종종 시간을 흘려보낸다. 하지만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 가족과 친구, 건강은 나를 그저 기다려주지 않는다. 취업했고, 이사했고, 은퇴도 했으니 이제부터 불행 끝, 행복 시작일까. 늙은 부모는 내가 부자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빠르게 크는 아이들은 함께 놀아줄 시간이 생길 때까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가장 소중한 것들은 순차적인 방식으로 얻기 힘들다. 그러니 결심했다면 내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
백영옥,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중에서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426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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