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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매일 나답게 Day 86. 소중한 것들을 지키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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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예, <나의 최소주의 생활> 중에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산책을 하고 바로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김장을 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온 가족이 모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매년 하는 김장에 내가 참여하는 건 처음이다. 난 늘 당연하게 공부해야 하니깐, 일해야 하니깐, 바쁘니깐... 등등의 이유로 빠졌다. 비단 나만 바쁜 건 아니었을 텐데 동생들은 내가 빠지는 것에 대해 어떤 불평도 한 적이 없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부터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집에서 누렸던 나의 여러 특권들에 대해 착한 동생들은 참 너그러웠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나답게 살기,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들에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은 이후로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나에게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관계들을 정리하면서 결국 내가 정리할 수 없는 관계는 우리 가족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오늘의 나를 만든 건 9할이 우리 가족의 힘이다. 

 

어릴 때는 가난해서, 배운 것이 없어서 창피하게 느껴졌던 부모님. 부모님이 지나온 나이를 지나고 나서야 그때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는 것 같다. 나라면... 나라면... 그 자리에 내가 있었더라면 나는 과연 부모님만큼 할 수 있었을까? 

 

나이가 들어 가족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쌓여가면서, 너무나 당연해서 오히려 소홀히 대한 가족들에게 미안해졌다. 더 늦기 전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여전히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등의 말은 쑥스러워 못하지만, 함께 얘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오늘도 가족과 함께 김장을 하면서 소소한 얘기를 나누고, 웃고, 밥을 먹고... 바쁘다는 핑계로 놓쳤던,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누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아마도 엄마가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김장을 계속하는 건, 내가 이제서야 깨닫는 소중한 것들을 엄마는 이미 알고 지키려는 노력이 아닐까...

 

최소주의가 있는 삶에서는 '적게 소유하고 욕망을 내려놓는' 법을 배운다. 내려놓을 줄 알면 강해질 수 있다. 불필요한 욕망을 품지 않아야 잡념을 버릴 수 있으며 그래야만 본연의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짧은 인생이기에 귀중한 시간과 공간을 내게 소중한 사람과 일, 사물에 주어야 한다. 적은 물질을 가지고 여유롭게 생활하며 그 안에서 기쁨을 누리는 삶이야말로 담백한 인생의 본질이 아닐까? 

샤오예, <나의 최소주의 생활> 중에서 

 


 

새벽 4시 30분 기상 & 새벽 산책 Day 86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299369&sug=thumb

나의 최소주의 생활

삶 속에서 의미 없는 것들을 정리해 일상 속 여유와 자신만의 속도를 되찾아주는 최소주의!동양식 최소주의를 통해 넘치는 물건 등에 둘러싸여 느끼지 못했던 홀가분함과 나만의 행복을 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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