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모닝 루틴 Day 138. 새벽마다 형상화를 훈련하다(ft. 생각의 탄생)

반응형

매일 꾸준히 새벽 독서 & 새벽 산책 Day 138.

 

보통 걷거나 이동할 때는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곤 했다. 

때로는 음악의 가사가 들리기도 하고,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기도 하지만, 

듣고 있는 음악과 상관없이 떠오르는 상념에 주의를 빼앗길 때가 더 많았다.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닌,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닌 상태,

어떤 것도 의식적으로 하지 않는,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않는 상태였다. 

 

새벽 산책을 한 이후 걸을 때 어떤 것도 듣지 않기 시작했다. 

오직 생각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두운 새벽에 눈에 보이는 것은 희미한 형체들 밖에 없다. 

아무도 없는 새벽에는 주의를 끄는 특별한 소리도 없다. 

 

시각과 청각이 자유로워지니 머릿속에서 상상이란 걸 하기 시작했다. 

책상에서는 손으로 쓰고, 그리면서 생각하는데 

걷고 있는 상태에서는 오직 머릿속으로 모든 걸 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글을 써보기도 한다. 

 

새벽 산책을 한 지 100일이 넘어가면서

막연했던 무언가를 머릿속에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좀 쉬워졌다. 

하얀 도화지에 무엇을 그릴지도 몰랐던 상태에서 

지금은 점을 찍고, 선을 그릴 줄 알게 된 느낌이다. 

 

오늘 새벽 오랜만에 <생각의 탄생>을 다시 읽었다. 

"위에서 볼 때는 원모양, 모든 측면에서 볼 때는 삼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읽으면서 동시에 머릿속에서 너무 쉽게 그림이 그려져서 깜짝 놀랐다. 

누군가에게는 쉬운 질문일지 모르지만, 예전의 나에게는 손으로 그리지 않으면 형체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새벽마다 걷고 생각하는 걸 반복하다 보니 형상화하는 능력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새벽 산책이 준 기대하지 않았던 또 다른 선물이다. 

 

형상화라는 것은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특이한 추상능력, 감각적인 연상에 이르기까지 망라된다. 

테슬라는 자서전에서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머릿속에서 즉시 그것의 기본 모양을 상상으로 그려본다.
상상속에서 그것의 구조를 바꿔보기도 하고 한번 작동을 시켜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물이나 형체 없이 그 모든 것을 상상 속에서 한다는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베토벤은 말했다.
"나는 악상을 악보로 옮기기 전에 아주 오랫동안, 어느 때는 하루 종일이라도 머릿속에 품고 있곤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바꾸기도 하고, 어떤 것은 버린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그러고 나서 나는 작품을 정밀하게 다듬는다.
악곡의 이미지를 모든 각도에서 보고 듣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조각품과 같다.
그리고 나면 이 곡을 악보로 옮겨 적는 일만 남게 된다. 

미셸 루트번스타인 외, <생각의 탄생> 중에서 

 

새벽 독서 - 미셸 루트번스타인 외, <생각의 탄생> 중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