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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매일 최선을 다하다 Day 39. 비교하지 않는 나만의 최선(ft. 라틴어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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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새벽 독서 - 한동일, <라틴어 수업> 중에서 

'너는 공부도 안 하는데 왜 성적이 잘 나와?' 학창 시절 듣기 싫어했던 말 중에 하나다. 친구들은 같이 놀면서 성적은 늘 상위권을 유지하는 나를 부러워하면서 한 말일 텐데 이상하게도 나에겐 '너는 왜 열심히 안 해?'라는 질책처럼 들렸다. 나만의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방어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잠을 7~8시간은 자야 공부를 할 수가 있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나면 집중할 수가 없었다. 삼당사락. 잠을 줄여야 좋은 대학에 간다는데... 남들처럼 학원도 다니지 못하는 내가, 개천에서 용이 되어야 하는 내가 성공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렇게 열심히 할 수가 없었다. 전교 1등을 하는 친구는 쉬는 시간에도 공부하고 점심을 먹으면서도 공부하는데... 나는 쉬는 시간에는 쉬어야 하고, 점심시간에는 밥 먹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과 열심히 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늘 괴로웠다. 그래서 1등이 하고 싶었지만 1등이 목표가 아니라고... 친구가 10시간을 공부해서 1등을 하고 내가 5시간을 공부해서 2등 하면 내가 더 나은 거라고... 어느 순간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한 성적을 유지하면서 적당히 살고 있었다. 목표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를 보면서 적당히 사는 나를 마음속으로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대부분 공부를 시작하면서 '열심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또 그렇게 하지만 실제로 그 '열심히'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해 괴로워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이것은 단지 스스로 생각한 성과나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정말로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절대 기준에 자기 자신을 맞추려 하고 거기에 못 미치면 괜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열심히'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이 나의 '최선'일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항상 열심히 할 수만은 없고 또 그렇게 되지도 않습니다. 이건 당연한 사실이에요. 어떤 날은 컨디션이 좋아서 집중이 잘 되고, 그러면 목표를 넘어서는 성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힘껏 노력했음에도 전혀 그렇지 못한 날도 있는 법입니다. 상반된 두 날은 각각 별개인 날들이 아니라 공부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생기는 리듬이고 흐름입니다. 하루의 결과야 어떻든 우리는 그날그날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중요한 건 그 모든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꾸준히 자기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겁니다.

한동일, <라틴어 수업> 중에서 

친구에게 최선이 10시간이라면 나에게 최선은 7시간 일 수도 있는 건데...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할 수도 있는 건데... 그냥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건데... 그 친구에게 맞는 최선과 나에게 맞는 최선을 구별하지 못하고, 그 친구처럼 하지 못하는 나를 질책하고, 지레 포기하면서 최선이 아닌 적당히의 삶을 살아 버렸다. 적당히 노력하고 그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만 찾아 했다. 최선을 다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는 것을 하지 못하니 적당히 해서 그 이상의 결과를 얻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 한계 지웠다. 그렇게 나는 실패가 두려워서 많은 것들을 시도하기 전에 포기했다. 그렇게 나는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놓쳤다. 

 

나이가 들고 나서야 나의 콤플렉스와 적당히 사는 나의 습관을 깨달았다. 나다운 삶을 살기로 마음먹고서야 최선이라는 것도 결국 나만의 최선이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적당히 해서 성공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고 실패하는 것이 나에게 더 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때로는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목표한 것을 다하지 못했더라도, 또 다른 날 그 이상의 것을 해내는 내가 있었다.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날들이 나에게는 최선의 날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매일 나의 기준에 맞게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열심히라는 말의 다른 의미임을 알았다. 

 

그래서 오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산책하고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꾸준히,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다. 

 


매일 최선을 다하다 새벽 4시 30분 기상 & 새벽 산책 Day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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