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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꾸준히 실행하는 독서 Day 36. Becoming 에서 Being으로(ft. 새벽 기상 & 새벽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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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회, <힘든 날들은 벽이 아니라 문이다> 중에서 

유난히 피곤하고 힘들게 느껴졌던 한 주였다. 걱정, 불안, 초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감정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며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기 어려운 일주일이었다. 예측하지 못한 일들을 처리하며 시간을 뺏기고, 계획했던 일과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했다. 나에 대한 실망과 자책... 

 

산책을 하던 중 숨을 거칠게 몰아 쉬다가 깨달았다. 걷는 게 아니라 거의 뛰고 있다는 것을. 빨리 산책을 끝내고 돌아가서 이번 주에 못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배되고 있었다는 것을... 이거 한 다음에 저거, 저거 한 다음에 그거... 머릿속은 오늘 할 일에 대한 계획으로 가득했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하는 새벽 산책이 그저 빨리 해치워야 하는 일과가 돼버렸다.

 

지금 이 순간을 살지 못하고, 이미 가버린 시간을 후회하고 자책하며,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걱정하고 있었다. 무엇때문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 모두 나를 위한 일들이다. 나 답게 살기 위해 계획했던 일들이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나다움을 빼앗고, 왜 해야 할 일이 되었는지도 잊게 만들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이 되는 것은 나답게 살아가는 과정의 부산물이다. 무엇을 해내는 것, 무엇이 되는 것은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나로 존재하며 나로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각자 되고자 하는 그 '무엇'은 반드시 끝나게 되어 있는 한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이 세상 그 누구든 언젠가 막을 내리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연극배우는 무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무대에서 결국은 내려와야 한다. 그렇다고 '무엇'이 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무엇'이 된다는 것은 그냥 삶의 과정이자 부분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무엇'이 되고 난 이후에도, '무엇'을 마친 뒤에도 여전히 삶을 살아가야 한다. 오로지 당신에게 주어진 본질은 삶이다. 

따라서 당신은 당신이 되고자 하는 그 '무엇' 자체에 송두리째 빠져들 필요까지는 없다. '무엇'이 되는 일에 흠뻑 빠진 사람일 수록 나중에는 매우 허탈해지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무엇'이 되더라도 결국은 끝나는 이야기니까. 

구영회, <힘든 날들은 벽이 아니라 문이다> 중에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흐르는 물소리도 듣고 온전히 현재에 집중했다. 내가 존재하는 지금 이 순간... 내 삶을 만들어가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편안해졌다. 

 


새벽 기상 & 새벽 산책 Day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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