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나를 지키는 새벽 루틴Day 92. 자기 몫의 삶 - 무궁화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반응형

 

법정, <스스로 행복하라> 중에서 

 

새벽 산책로를 걷던 중 오늘따라 눈에 들어온 한 무리의 나무들. 추운 날씨에 앙상한 가지를 가릴 꽃과 나뭇잎 하나 없이 산책로 한쪽에 일렬로 서 있는 나무들. 이 나무들은 얼마 전에 심겨진 무궁화나무다. 우리나라 국화이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무궁화를 무궁화 동산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심어 놓은 듯하다. 아마도 내년 여름에는 앙상한 가지를 덮고 피어날 무궁화 꽃을 볼 수 있겠지...

 

건너편 장미 공원엔 다양한 종류의 장미가 있고, 길 옆엔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있다. 꽃들은 저마다의 모양과 향기를 갖고, 서로 다른 시기에 자기 만의 꽃을 피운다. 그래서 우리는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튤립 축제, 장미 축제 등을 하며 꽃의 아름다움을 즐긴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국화다. 국화라고 불리는 것이 무궁화에게 의미가 있을까? 국화라는 별칭이든 무궁화라는 이름이든 무궁화는 자기만의 특성을 가진 꽃을 피울 뿐이다. 저 앞의 장미꽃이 무궁화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고 해도 무궁화는 장미꽃을 부러워하거나 닮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자신이 꽃을 피우는 시기에 무궁화 꽃을 내보일 뿐이다. 지금은 아직 그 시기가 아니기에 꽃을 피울 그 때를 기다리며 추위에도 불구하고 꼿꼿이 서 있다.

 

꽃이 피는 저마다의 시기가 있는 것처럼 사람도 자기 삶의 주기가 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나에게 어떤 수식어를 붙이든 나는 그저 나일뿐이다. 내가 내면에 품고 있는 꽃봉오리는 나만의 개화 시기가 있다. 그러니 누군가가 지금 장미꽃을 피웠다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나만의 꽃봉오리가 피어날 수 있도록 타인이 아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가꿔나가는 것이 아직 꽃 피우지 못한 내가 할 일이다. 

 

꽃들은 다른 꽃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다른 꽃들을 닮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기 나름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라일락이 철쭉을 닮으려고 한다거나, 목련이 진달래를 닮으려고 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모두 다 자기 나름의 특성을 한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자기 내면에 지닌 가장 맑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그런 요소들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몫의 삶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 몫의 삶, 자기 그릇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그릇에 자기 삶을 채워 가며 살아야지, 남의 그릇을 넘본다든가 자기 삶을 이탈하고 남의 삶처럼 살려고 하면 그건 잘못 살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 홀로 태어나듯이 저마다 독특한 자기 특성이 있기 때문에 누구를 닮으려고 하면 자기 삶 자체가 어디로 사라지고 맙니다. 

법정, <스스로 행복하라> 중에서 

 


 

새벽 4시 30분 기상 & 새벽 산책 Day 92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988649

스스로 행복하라

다시 만나는 법정 스님의 명수필!『스스로 행복하라』는 법정 스님이 남긴 글들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가려 뽑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일상의 삶 속에 갇혀

book.naver.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