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내리는 새벽 산책길. 사람이 없는 길 한가운데서 마스크를 내리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촉촉하고 맑은 공기가 온몸에 퍼지면서 행복함을 느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을, 새롭게 시작하는 12주 플랜의 8주째를 축복하는 듯한 보슬비. 보슬비 덕분에 오늘이 어제와는 다른 하루라는 것을 느끼며 오늘을 소중하게 품으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보슬비 내리는 오늘처럼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은 대개 사소해 보인다. 잘 먹는 것, 잘 자는 것, 운동하는 것.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것들은 그것을 잃어봐야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소화 불량, 불면증, 디스크 등이 닥쳐야 먹고, 자고, 운동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방치했던 것들을 돌보게 된다. 많은 경우 방치했던 것을 다시 찾지 못하기도 하고, 다시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소중한 것들을 방치하지 말고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소중한 것들은 결코 무한히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은 결코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은 유한하기에 언젠가의 오늘은 결국 맞이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당연히 내일이 올 것처럼 많은 것들을 내일로 미루며 산다. 삶의 유한성을 잊고 오늘이 무한이 존재하는 날들 중의 하루라고 치부하면, 하고 싶은 것들을 내일로 미루다 삶을 마감하는 어리 석은 삶을 살게 된다. 삶이 유한하기에, 언젠가의 내일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기에,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지키며 살아야 한다. 잊지 말자. 소중한 것들은 유한하다.
소중한 것은 글자가 뜻하는 것처럼 힘을 들여 지켜야 하는 것임에도, 우리는 종종 말로만 그것을 소중하다 칭한 채, 방치한다. 그래서인지 가사 속에서 '소중하다'는 말은 주로 과거형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말 같기도 하지만, 세상의 모든 소중한 것들은 그것이 유한하기에 그렇다. 꽃을 보고 드는 반가운 마음은 이것이 곧 시들 것을 알기 때문이고, 청춘을 예찬하는 이유도 쏜살처럼 빨리 사라져 버림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과 적응의 동물이기에 이 유한성을 잊는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떠나기에, 하루하루는 소중하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 같이 이별에 가까워지고 있다.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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