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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나를 바꾼 새벽 습관 Day 106. 깜짝 이벤트보다 단순하고 편안한 일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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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타 히데코 외, <소중한 것은 모두 일상 속에 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산책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 지 100일이 넘었다.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는 게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다. 시작할 때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힘겨운 일이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한 숨도 못 자고 일어난 날도 있었고, 감기 몸살로 사력을 다해 힘겹게 일어난 날도 있었다. 100일 동안 힘겹게 일어난 날보다 훨씬 더 많은 날들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런데 지난날을 돌이켜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태풍이 와서 산책을 나갔다가 돌아온 날, 아픈 몸을 이끌고 힘겹게 산책로를 걷던 날 같은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했던 날들이다. 

 

웹 서핑을 하다 보면 아주 가끔 '404 Not Found, 요청하신 웹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만난다. 내가 요청한 페이지를 찾는 데 실패했다는 말이다. 이런 실패의 이벤트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웹 서핑을 하는 대부분의 경우 웹 브라우저는 '200 OK'라고 말한다. '200 OK'의 결과인 웹 페이지를 보고 있기 때문에 OK라는 걸 보지 못한다. '200 OK' 덕분에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고, 원하는 동영상을 보는데 OK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나의 삶을 채우는건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기억하지 못하는 OK 한 일상이다. 새벽에 일어나고 산책하는 것이 힘들게 견뎌야만 하는 이벤트였다면 100일 넘게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일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행복했던 새벽 산책 시간들이 새벽 산책을 지속하게 만들었다. OK 한 새벽 산책이 OK 한 일상을 만들었다. 

 

가끔씩 벌어지는 이벤트는 실패라는 모습으로, 성공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벤트의 속성상 가끔 있는 일이기에 기억의 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그 기억은 일상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는데 특별한 이벤트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벤트에 기뻐하고, 이벤트에 슬퍼하고, 이벤트에 반응하는 삶은 롤러 코스트 같은 삶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벤트를 기억하며 롤러코스트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단순하고 편안하게 OK 한 일상을 살고 싶다. 오늘도 새벽 산책을 하며 지난날의 이벤트를 잊고 지금 이 순간을 의식하며 OK 함에 감사하고 OK 한 일상을 누린다.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 감정을 내가 통제하면서 늘 평온하게 살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나를 본다.

오늘 좋아하던 금 귀걸이 한 짝을 잃어버렸다. 집에 와서 거울을 보는 순간 알았다. 이전의 나같으면 스스로에게 화를 냄과 동시에 바보 같다는 비난을 했을 것이다. 어떡하지 하면서 돈으로 환산해보고 걱정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귀걸이를 잃어버린 건 이미 과거고 그로 인한 후회와 비난은 현재를 잡아먹는 일일 뿐이라는 걸 안다. 화를 내도 비난을 해도 찾을 수 없다. 그러면 그냥 떠나보내고 지금을 사는 것이 나를 위한 것임을 이제는 안다.

아깝지만 잊고, 현재를 소중히 한다. 그러니 또 괜찮아지는 마음. 오늘도 나는 의식적으로 행복하다.

야마시타 히데코 외, <소중한 것은 모두 일상 속에 있다> 

 


 

새벽 4시 30분 기상 & 새벽 산책 Day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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