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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내 편이 되는 시간 새벽 Day 113. 지금 이대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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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창, <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중에서 

 

이번 주는 유난히도 힘든 한 주였다. 몸과 마음이 무너진 상태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문제 해결은 커녕 그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도, 집중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이대로 모든 게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포기라는 단어가 나를 삼켜가는 한 주였다. 

 

힘들었던 한 주를 보내며 불면증과 씨름하고 있던 한 밤에 휴대폰이 울렸다. 보통 알람을 켜고 무음으로 해놓고 눕는데 나를 삼킨 무기력은 무음으로 변경하는 것조차 하지 못하게 했다. 

 

동생으로부터 온 전화. 토요일 새벽 1시. 불길한 예감에 전화를 받았다. 억울하고 황당하게 경찰서에 가게 됐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동생. 만사가 귀찮고 잠을 계속 못 자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지만, 당황한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괜찮다고 위로하며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경찰서까지 올 필요는 없다는 동생의 말을 듣고 전화를 끊었지만, 걱정되는 마음에 나갈 준비를 했다. 혹시 몰라 관련된 법과 책을 빨리 살펴보고 나가려는데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무 일 없이 잘 끝나고 경찰서를 나왔다고...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고 나니 온 몸에 기운이 빠졌다.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은 무기력을 뚫고 행동하게 만드는데, 아프고 힘든 나를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은 무엇일까... 왜 나 자신보다 타인을 위한 행동이 더 쉬운 걸까... 도움이 필요한 나 자신은 외면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타인에게는 기꺼이 다가가는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눈을 감고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 눈을 떴다. 새벽 4시 10분.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결론이 없는 생각에서 빠져나와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니 그냥 지금 이 순간 이대로 괜찮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에서 내가 느낄 수 있는 것들에 감사하면 그걸로 족한 게 아닐까... 

 

행복은 먼 미래에 있는, 지금은 잡을 수 없는 대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꽤 많은 듯 합니다. 이들은 행복을 먼 미래의 이상향으로 설정해놓고 '때가 되면 잡겠지.' 하며 언젠가 행복해지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공기가 왜 이렇게 맑은지, 비는 또 왜 이렇게 시원하게 내리는지, 편의점에서 산 헤이즐넛 향 아메리카노는 왜 이렇게 좋은지, 6000원짜리 백반은 또 왜 이렇게 맛있는지를 새삼 느끼며 즐기는 에네르게이아적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 순간이 축복이고 행복인 것 같아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럴듯한 마침표를 찍는 목표지향적인 삶이 아니라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삶을 산다면 우리의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민창, <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중에서 

 


 

새벽 4시 30분 기상 & 새벽 산책 Day 113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396097

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하루 한 편,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을 기록하며SNS 수만 팔로워의 카운슬러가 되어준 권민창의잠들기 전 꺼내먹는 예쁜 말 처방전!하루 한 편, 일상의 빛나는 순간을 SNS에 공유하며 수만 팔로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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