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의 투자방식
벤처캐피탈이란?
벤처캐피탈(VC)은 기술력과 발전 가능성은 높지만, 매출이나 담보가 없어 일반 금융 기관으로부터는 자금을 조달이 어려운 창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 또는 기관을 의미합니다.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출이 아닌 지분 인수의 방식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은 일반 금융기관과 달리 투자한 기업과 함께 높은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투자기업의 성과를 같이 나누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위험은 높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험(venture) 자본(capital)입니다.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기술경쟁력은 있으나 자본과 경영능력이 부족한 설립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설립 초기부터 자본과 경영관리, 기술지도 등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투자 기업을 육성한 후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금융방식 또는 투자기관.
설립 초기라는 기준도 다소 모호하고 반드시 설립 초기의 기업만이 벤처캐피탈의 투자대상은 아니지만 벤처캐피탈의 태생과 경제 내에서의 역할, 관련 제도 등을 고려할 때 창업 7년 이내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벤처캐피탈의 본질적인 역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캐피탈의 투자방식
1. 보통주와 우선주
벤처캐피탈의 일반적인 투자방식은 자금을 투자하고 반대급부로 스타트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입니다.
벤처캐피탈이 취득하는 주식은 크게 보통주(common stock)와 우선주(preferred stock)로 나뉩니다.
보통주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보통 주식입니다. 코스닥 같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주식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는, 우리가 흔히 주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보통주입니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우선순위를 갖는 주식입니다. 우선순위를 갖는다는 말은 회사에 이익이 발생해서 나눠 가질 돈이 있을 때(이익의 배당), 회사가 청산될 때 남은 돈(잔여재산의 분배)을 보통주보다 먼저 가져갈 수 있는 우선권이 있다는 뜻입니다.
벤처캐피탈은 보통주보다 유리한 우선주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보통주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의 경우 보통주 투자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투자 위험성을 줄이고자 하는 벤처캐피탈은 우선주에 상환권과 전환권 옵션을 추가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 발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일정 조건에 따라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있는 주식
상환권은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 벤처캐피탈이 스타트업에게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상환권이 붙은 상환우선주는 상환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정 기간 동안에는 우선주 성격을 가지고 있다가 기간이 경과했을 때 벤처캐피털이 상환권을 행사하면 투자금액을 상환해야 합니다.
회사가 부채처럼 상환 의무를 갖기 때문에 IFRS에서는 자본이 아니라 부채로 분류합니다.
토스(Toss)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2019년 인터넷 전문은행 심사에서 탈락한 이유가 상환전환우선주 때문이었습니다. 2013년 법인 설립 시부터 약 3,000억 원의 자금을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조달했기에 상환의무로 인한 자본안정성이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들이 상환전환우선주를 상환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로 전환했습니다.
벤처캐피털이 상환우선주를 보유할 경우, 일단 주식을 갖고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지켜보다가 전망이 어두우면 상환권을 행사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면 되기 때문에 우선주보다 안전합니다.
전환권은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전환권이 붙은 전환우선주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전환비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환비율이 1.2이 전환우선주는 일단 우선주로 발행되지만,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우선주 1주가 보통주 1.2주로 전환됩니다.
벤처캐피털이 전환우선주를 보유할 경우,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배당이익이 충분하지 않으면 보통주보다 우선 배당을 받을 수 있고, 회사가 성장하는 경우 보통주로 전환해 더 많은 주식수에 해당하는 이익배당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유리합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우선주로서 이익배당과 잔여재산의 분배에 있어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고, 전환권과 상환권의 행사로 여러 가지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많이 사용하는 투자방식입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보통주 투자를 받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갑의 관계에 있는 벤처캐피털의 요구에 의해 우선주를 발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 조율하여 보통주와 우선주를 일정 비율로 나누어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2. 주식연계채권: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주식연계채권 투자방식은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가 대표적입니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기본적으로 발행기업이 투자자에게 이자를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약속된 기일에 원급을 상환해야 하는 사채(corporate bond)입니다.
전환사채는 사채권자에게 전환기간 내에 약속한 전환 조건에 따라 사채를 사채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입니다. 전환권 행사 이전에는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는 사채로 존재하고, 전환권 행사 이후에는 사채가 소멸되고 회사의 영업실적에 따른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주식으로 전환됩니다.
벤처캐피탈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스타트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취득한 경우 이자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고, 스타트업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전환권을 행사해 이자보다 큰 배당이익과 주식 매각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서 선호하는 투자방식입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전환사채와 달리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사채와 별개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인 신주인수권(Warrant)이 부여된 사채입니다. 따라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투자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별도로 신주의 주금을 납입해야 합니다.
3. SAFE(세이프)
SAFE는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의 약자로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라고도 합니다.
SAFE는 2013년 미국의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스타트업 창업팀에게 '안전한' 계약이란 의미로 만든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엔젤 투자자, 벤처캐피털이 흔하게 사용하는 투자방식입니다.
와이 콤비네이터 자세히 →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 창업기획자(ft. 와이 콤비네이터, 프라이머)
SAFE는 기업의 가치를 정하기 어려운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게 우선 자금을 지급하고, 투자에 따른 지분율은 후속 투자자의 기업가치 산정에 따라 결정되는 투자방식입니다. 후속 투자자가 선행 투자자가 보유한 권리를 고려하지 않고 투자 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빠르게 후속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조건부지분인수계약)
투자자가 투자한 자금에 대한 지분율 산정을 후속 투자자가 평가한 기업가치에 연동하는 계약
SAFE 방식은 2020년 8월부터 시행 중인 '벤처투자촉진에관한법률(약칭: 벤처투자법)'에 반영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벤처투자법 제2조(정의) 제1호
1. "투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라. 투자금액의 상환 만기일이 없고 이자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계약으로서 중소벤처기업부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통한 지분 인수
벤처투자법 시행규칙 제3조(조건부지분인수계약의 요건)
제3조 법 제2조제1호라목에서 “중소벤처기업부령으로 정하는 요건”이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말한다.
1. 투자금액이 먼저 지급된 후 후속 투자에서 결정된 기업가치 평가와 연동하여 지분이 확정될 것
2. 조건부지분인수계약에 따른 투자를 받는 회사가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그 계약에 대해 주주 전원의 동의를 받을 것
3.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통해 투자를 받은 회사가 자본 변동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해당 계약의 상대방에게 문서로 고지할 것
<SAFE투자 사례>
투자자 A가 스타트업에 SAFE 방식으로 10억 원을 투자합니다.
이후 투자자 B가 20억 원을 투자하면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포스트 머니)를 100억 원으로 평가한 경우, 투자자 A의 지분율이 10%로 결정됩니다.
포스트 머니 자세히 → 프리 머니(Pre-money), 포스트 머니(Post-money), 지분 희석
구분 | 투자자 A투자시 | 투자자 B 투자시 |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 미정 | 100억 |
투자자 A 투자금액 | 10억 | 10억 |
투자자 A 지분율 | 미정 | 10% |
만약 투자자 B가 20억 원을 투자하면서 기업가치를 1,000억 원으로 평가하면 투자자 A의 지분율은 1%가 됩니다.
후속 투자자의 기업가치 평가에 따라 지분 희석이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SAFE계약에서는 기업가치 할인율과 기업가치한도를 정합니다.
기업가치 할인율을 정하면 후속 투자 시 기업가치에 할인율을 적용한 기업가치를 토대로 선행 투자자의 지분율이 결정됩니다. 할인율이 20%인 경우 투자자 A의 지분율은 1.25%이 됩니다.
기업가치한도를 정하면 후속 투자자가 평가한 기업가치가 기업가치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기업가치한도를 기준으로 선생투자자의 지분율이 결정됩니다. 기업가치 한도가 200억인 경우 투자자 A의 지분율은 5%가 됩니다.
할인율과 기업가치한도를 모두 정한 경우 둘 중에 높은 지분율이 투자자 A의 지분율이 됩니다.
구 분 | 기업가치한도와 할인율이 없을 경우 | 할인율(20%) | 기업가치한도(200억) |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 1,000억 | 800억[1,000억 *(1-0.2)] | 200억 |
투자자 A 투자금액 | 10억 | 10억 | 10억 |
투자자 A 지분율 | 1% | 1.25% | 5% |
벤처캐피탈의 투자자금 회수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보통주 등의 주식을 취득하는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이 성장하여 IPO나 M&A를 할 경우, 주식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Exit)합니다.
엑시트(Exit)자세히 → 스타트업 엑시트(exit), 기업 공개(IPO), 인수합병(M&A), 에크하이어(Acqh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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