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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내 인생의 주인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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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루틴 Day 147.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 

새벽 루틴 Day 147. 새벽 기상, 새벽 독서, 새벽 산책

 

차도를 달리며 홍대 입구에서 안국동으로 가고 있었다. 

운전하는 중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처음이다. 

함박눈이 앞뒤 유리창을 덮었다. 

앞 유리창은 와이퍼가 닦아 주지만 

뒷 유리창은 속수무책이다. 

 

속도를 줄이고,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집중해서 운전을 했다. 

갑자기 내비게이션이 좁은 골목길로 우회전을 하라고 한다.

도로는 제설작업을 미리 해놔서 눈이 녹았는데, 

골목길로 꺾어지는 순간 길 위에 눈이 가득하다.

 

눈이 이렇게 많은데 골목길로 들어가라는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머뭇거렸지만,

내비게이션에 따라 운전하던 습관은 어느새 내 차를 눈이 녹지 않은 골목길로 들어서게 했다.

 

왜 하필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때에 이런 골목길로 안내를 하는 거지?

미끄러운 바닥에 속도를 줄이며 혼잣말을 하고 있는데....

 

헐...

 

골목길을 따라가다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우회전을 했는데 

앞에 스키장 슬로프가 떡하니....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주택가 골목길.

경사도는 적어도 45도 이상.

하얗게 덮인 길. 

우회전하는 순간 차가 미끄러졌고.

굉음과 함께 차 뒤쪽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차는 올라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버렸다. 

차에서 타는 냄새가 나고 후면 카메라도 꺼지고.

좁은 골목길에 갇혔다. 

 

다시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여보려 했지만,

차가 나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미끄러졌다. 

올라갈 수는 없었다. 

액셀을 밟았지만 바퀴는 제자리에서 돌고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어떡하지?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펴봤는데

지나가는 사람 한 명 없었다. 

도로는 너무 좁아 차를 돌려 왔던 길로 다시 갈 공간이 없었다. 

어떡하지?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했지만,

그리고 잠시 내비게이션을 원망했지만,

중요한 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다.

 

어떻게 할까? 그것만 생각하자.

주변을 찬찬히 돌아봤다.

왼쪽에 있는 빌라 건물. 1층이 주차장이다. 

주차장 입구가 막혀 있었다.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만 있으면 차를 돌려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주차장을 막고 있는 구조물이 잠겨 있지 않았다. 

손으로 밀어봤더니 밀렸다. 

내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어떻게 차를 움직여서 그 공간에 넣을지 머릿속으로 여러 번 그렸다.

그리고 차에 타서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며 차를 주차장으로 넣었다.

 

온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웃기기도 했고 

울고 싶기도 했다. 

어이없기도 했고

감사하기도 했다. 

 

다시 목적지로 출발하기 전에 잠시 생각을 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도,

그 길로 들어섰다. 

 

나는 오감으로 느끼고 있는 함박눈을 내비게이션은 알지 못했다. 

그러니 그렇게 많은 눈이 오는 데도 스키장 슬로프 같은 골목길로 안내했던 것이다.

 

나의 직감과 내 판단을 믿지 않고, 

그냥 습관적으로 내비게이션의 지시를 따랐다. 

 

지시를 따르며 간 길은 내가 더 이상 갈 수 없는 막다른 길이었다. 

막다른 길에서 다시 돌아 나오는데 갈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선택해 온 내 인생의 길들이 

타인이 설정한, 사회가 설정한 내비게이션에 따라 살아온 것은 아닐까...

계속 변화를 바라는 욕망이 내 길을 걷고 있지 않다는 신호 아닐까...

 

주차장에서 다시 시동을 걸고, 내비게이션을 재설정하면서 다짐했다.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 

주인의 자리를 내어주고,

타인이 설정한 내비게이션에게 내 인생을 맡기는 위험한 일은 하지 말자.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내가 의도한 대로 설정되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설정이 잘못되었으면 다시 바꾸는 걸 있지 말자. 

 

나는 기다리지 않겠다. 
나는 미래의 비전에 대하여 열정을 가지고 있다.
나의 길은 결정되었다.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

앤디 앤드루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중에서 

 

새벽 독서 - 앤디 앤드루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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