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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꾸준하게 실행하는 독서 Day 51. 다시 시작할 때 - 바닥난 경험치 채우기(ft. 새벽 기상 & 새벽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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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 중에서

새벽 4시 30분. 산책을 하며 2020년 마지막 12주 플랜의 두 번째 주를 시작했다. 또다시 시작이다. 설레임을 느끼면서 마음을 다 잡는다. 

 

산책을 하면서 곳곳에 놓인 서울시 전동킥보드 킥고잉을 봤다. 운동장 옆에, 풀 숲에, 벤치 옆에... 따릉이는 저렇게 아무 데나 세워져 있는 걸 본 적이 없는데 킥고잉은 정말 아무 데나 버려져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킥고잉은 타다가 아무 데나 놓고 가도 되는 시스템인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답은 모른다. 타본 적이 없으니... 

 

전동 킥보드를 한 번도 타보지 않았다. 비단 전동 킥보드뿐일까? 나이 들면서 해보지 않은 것보다 해본 것들이 많아져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해본 것보다 해보지 않았던 게 많아지는 느낌이다.

 

들었던 음악을 계속 듣는다. 봤던 영화를 다시 본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 만나던 사람만 만난다. 해왔던 운동만 계속한다. 익숙한 것들로 채워진 하루를 살다 보니 새로운 걸 시작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 

 

유한한 삶이기에 해보지 않았던 걸 시도할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새로운 경험보다는 익숙한 경험으로 하루하루를 채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익숙함은 의식하지 않아도 내 삶을 지배한다. 그래서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시작이 주는 설레임, 새로운 경험이 채우는 삶의 풍요로움은 의도와 의지가 있어야 얻을 수 있다. 

 

12주 플랜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시작이 주는 설레임은 되찾고 있지만,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것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 전동 킥보드 같이 사소한 경험이지만 해보지 않았던 것들로 바닥난 경험치를 채워가면서 삶의 풍요로움을 느끼는 매일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서른 살 이후로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걸 시도해본 기억이 없다. 대개 그렇다. 음악도 들었던 것만 듣고 운동도 했던 것만 하며 사람도 만나던 사람만 만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했다. 요가는 해보지 않았던 것이고 잘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내게 요가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그만둘 수 없었고, 그래서 열심히 한다. 이길 때의 기분을 오랜만에 느끼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경험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다시 시작할 때다.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 중에서

 

 


새벽 기상 & 새벽 산책 Day 51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492085

 

살고 싶다는 농담(양장본 HardCover)

오늘도 절망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살고 싶다는 농담』은 작가 허지웅이 2018년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이라는 큰 시련을 겪은 뒤, 인생에 ��

b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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