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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꾸준히 실행하는 독서 Day 52. 지루한 반복 - 변화의 지름길(ft. 새벽 기상 & 새벽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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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브리꼴레르> 중에서 

새벽 4시 30분에 울리는 알람을 끄고 일어났다. 보통은 이를 닦고 세수를 하는데 오늘은 갑자기 귀찮아졌다. 그냥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갔다. 익숙한 풍경, 익숙한 냄새, 익숙한 바람. 익숙한 산책코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10분 정도 걸어가 인증을 위한 사진을 찍고, 그리고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걷는다. 발걸음이 이끄는대로 걷는다. 조금 걸어가면 나무에 손바닥을 치면서 운동하시는 아주머니가 있을 것이다. 보인다. 그다음엔 벤치 프레스에서 운동하고 있는 아저씨. 그다음엔 운동장을 반복해서 도는 청년. 그다음엔 손뼉 치며 걷는 할아버지, 그다음엔 나란히 걷는 노부부, 그다음엔 늘 함께 운동하시는 4명의 할머니. 매일 비슷한 시간에 산책을 하다 보니 도착하기도 전에 그곳에 있을 사람들이 예상된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예상에서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던 새벽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문득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산책하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시각, 촉각, 후각 등 몸이 느끼는 감각이 어제와 다르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생각하면서 걷다 보니 생각하는 것도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제와 같은 하루처럼 느껴지는 오늘...

 

새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실망하기보단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새벽에 일어나고 산책하는 것이 익숙해졌다는게 신기함이 더 컸다. 처음 시작할 땐 투쟁하듯 일어나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던 일이었는데 꾸준히 반복하다 보니 결국 익숙해졌다. 피곤하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서 산책을 했던 지루한 날들이 쌓여 시작할 때와 다른 나를 만들었다. 어제와 같은 오늘처럼 느껴졌지만 사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지루한 반복이 결국 새로운 나를 만들었다. 

 

지루한 반복, 그러나 진지한 반복만이 완벽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지겹지만 어떻게든 해내려고 애쓰는 마음이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들어 준다. 위대한 탄생은 지루한 반복 끝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들뢰즈에 따르면 "이 반복은 더 이상 같음의 반복이 아니다. 그것은 다름을 포괄하는 반복이고, 하나의 물결과 몸짓에서 또 다른 물결과 몸짓으로 이어지는 차이를 포괄하는 반복, 이 차이를 그렇게 구성된 반복의 공간으로 운반하는 반복이다. 배운다는 것, 그것은 분명 어떤 기호들과 부딪히는 마주침의 공간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유영만, <브리꼴레르> 중에서 

 


새벽 기상 & 새벽 산책 Day 52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204125&sug=thumb

 

브리꼴레르

세상이 원하고, 당신이 되어야 할 인재상!세상을 지배할 ‘지식인’의 새 이름『브리꼴레르』.《체인지》,《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등 다수의 저작을 집필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하지 ��

b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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