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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사 Sam 일상/꾸준하게

꾸준하게 실천하는 독서 Day 58. 빠르다고 만족하진 않는다(ft. 새벽 기상 & 새벽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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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한,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개발하는가> 중에서 

 

새벽 4시 30분.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본능적으로 오른쪽 눈에 신경이 갔다. 눈을 깜빡깜빡하니 어제보다는 훨씬 좋아진 것 같다. 다래끼가 아물려는지 약간 간지러운 느낌도 든다. 

 

어제 오전 내내 아픈 눈으로 고생하고 나서 점심 때 쯤 안과에 갔다. 목요일에 다래끼를 발견하고 가까운 안과에 가서 처방을 받아 약을 먹고 안약을 넣고 있는데 좀처럼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한다. 토요일이라 오늘 병원을 안 가면 내일 고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으로 향했다. 바로 집 근처에 있는, 목요일에 갔던 안과가 아닌 다른 안과로 갔다. 예전에 다래끼 수술을 했던 안과로 지금 사는 곳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안과까지 가는데 30분.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데 30분정도 걸렸다. 이틀 전 갔던 집 근처 안과는 가는데 5분, 사람이 없어 바로 진료를 받고 나왔었는데... 진료받기까지 1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그냥 가까운 데 갈 걸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료를 받은 후 생각은 1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충분했다는 것이다. 

 

목요일에 갔던 안과의 진료 장면

진료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의사가 가만히 나를 쳐다봤다. 

아. 오른쪽 눈에 다래끼가 난 거 같아요. 

의사가 오른쪽 눈을 가까이에서 보고 말한다. 다래끼 맞네요. 

그리고 돌아서서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키보드로 뭔가를 입력한다. 

끝난건가요? 

네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나왔다. 

 

어제 갔던 안과의 진료 장면

진료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하고 의사가 묻는다. 

오른쪽 눈에 다래끼가 나서요. 

의사가 아이고... 따갑고 아프죠. 하시면서 오른쪽 눈을 살핀다. 

다래끼가 난 오른쪽 눈두덩이를 살짝살짝 짚으시면서 물어본다. 

여기는 좀 많이 아프고 여기는 괜찮죠? 

네. 

그리고는 왼쪽 눈도 살펴보신다. 

양쪽 눈이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불편하죠? 

네. 

양쪽 눈을 살펴본 의사는 말한다. 

양쪽 눈에 결막염이 있어요. 

결막염은 흔히 걸리는 건데 결막염때문에 눈이 건조하고 이물질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손으로 만지게 돼요. 

손으로 만지다보니 눈꺼풀에 균이 들어가 다래끼라는 염증이 생기는 거예요. 

양쪽 눈에 넣을 결막염 안약하고, 오른쪽 눈에 넣을 다래끼 안약하고 먹는 약을 이틀 치 드릴게요. 약은 염증을 완화시키는 항생제에요. 그리고 오른쪽 눈은 찜질을 하시면 도움이 돼요. 깨끗한 수건을 따듯하게 해서 한 번 찜질할 때 3분 정도 대고 있으시면 좋아요. 

그리고는 양쪽 눈에 안약을 넣어주시고, 자리를 옮겨 오른쪽 눈에 뭔가를 대고 앉아 있게 하셨다. 

내가 자리를 옮기니 내 차트로 보이는 서류에 펜으로 처방을 적어 간호사에게 넒기셨다. 

 

결국 두 안과에서 받은 약은 항생제이고, 안약도 성분을 비교해보니 같은 성분을 함유한 다래끼 치료제다. 근데 나의 만족도는 어제 갔던 안과가 훨씬 높다. 어디가 아픈지 물어봐주고 공감해주고 왜 그런지 이야기해주고.... 1시간을 기다렸지만 기다린 만큼 나에게 시간을 할애해서 정성으로 진료를 해준다는 느낌은 만족으로 이어졌다. 

 

노동착각과 인지가치 

안과를 나오면서 새벽 산책 후 읽었던 책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개발하는가"에서 말한 '노동착각'과 '인지가치'가 이런 거 겠구나 생각했다.

제품에 대한 실제가치(Real Value)와 대비하는 개념으로 마음속에 느끼는 제품의 가치를 인지가치(Perceived Value)라고 한다. 책에서는 웹사이트에서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바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보다 시간을 약간 지연시키면서 지연되는 동안 이 사이트가 고객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경우(예를 들어 '지금 스위스 항공을 검색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보여준다)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는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이는 검색 속도를 일부러 지연시키고 고객에게 이 사이트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줌으로써 '아, 이 사이트는 나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고객의 인지가치를 높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험은 실제로 검색 중 사이트가 어떤 일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니고 어떤 일을 하는 '척'을 하면서 메시지로 보여준 것뿐이다. 노력하는 척, 즉 노동착각(Labor Illusion)만으로 충분히 고객의 인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빠르다고 만족하진 않는다

두 안과 모두 항생제와 안약을 처방했으니 실제 가치는 비슷하지만 내가 느끼는 인지가치는 어제 갔던 안과가 훨씬 높다. 같은 처방을 위해 목요일에 갔던 안과는 30초만에 끝냈던 것을 어제 갔던 안과는 약 5분의 시간을 들여 '이 의사는 나를 위해 진료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다래끼 덕분에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배워야 할 것이 비단 기술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시간을 약간 지연시키면, 고객은 오히려 좋아한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고객은 더 좋아한다. 

검색 속도를 일부러 지연시키고 고객에게 이 사이트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줌으로써 고객이 ‘아, 이 사이트는 나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첸한,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개발하는가> 중에서 

 


새벽 4시 30분 기상 & 새벽 산책 Day 58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427114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어떻게 개발하는가

“기술만 알아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실리콘밸리에서 창조와 혁신을 이뤄내는 사람들은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올라서기 위한 중국의 기세가 맹렬하다.

b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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