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필독서: 주옥같은 잔소리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기업 가치평가에 대한 오해
분명히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 시 매기는 가치는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 마지막 투자 가치보다 훨씬 더 높은 4조 8천억 원의 가격에 팔렸지만, 그것은 인수자(딜리버리 히어로)와의 시너지에 의한 프리미엄이 포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배달의민족은 이미 실적으로 그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 매년 폭발적인 영업이익 성장을 거듭했고, M&A 직전 연도인 2018년 영업이익은 이미 500억 원을 넘어선 상태였다. 그러나 대부분 스타트업 상황은 이와 전혀 다르다. 따라서 '투자 가치'라는 것은 기업 가치가 아닌 단지 투자자가 취득하는 '지분율' 개념 정도로 보는 게 맞다.
예를 들어, 어느 투자자가 한 기업에 10억 원을 투자하여 지분 20%를 취득했다고 치자. 이때 기업 관계자들은 이 기업의 시가총액(이른바 포스트밸류)을 50억 원이라고 하고 프리밸류를 40억 원이라고 말한다. 즉 투자자에게 4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고, 10억 원의 투자자금이 회사로 들어와 50억 원 가치의 기업이 됐다고 하는 것이다.
회계법인에서 M&A 업무를 할 때 기업 가치평가를 하면서 느낀 건, 기업 가치평가라는 게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매출이 발생하고, 상당 기간의 영업 실적이 있는 경우에는 DCF(Discounted Cash Flow, 현금흐름할인법) 등을 사용해 비교적 상세하게 기업 가치평가의 근거를 도출하고 보고서를 만든다. 가장 널리 사용하는 기업 가치평가방법인 DCF에도 수많은 가정과 추정이 들어가니, 정확한 가치평가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매출은 커녕 손실만 발생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가치평가를 한다는 것은 더 어렵다. 주관적 평가를 넘어서 사실 협상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벤처캐피털 같은 투자자가 먼저 투자금액을 결정하고, 그 투자금액에 몇 퍼센트의 주식을 줄 것인지 협상한다. 그러니 사실 포스트밸류니 프리밸류니 하는 스타트업의 가치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니 벤처캐피털이 메기는 기업 가치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2020년 쿠팡의 기업 가치는 이마트의 약 세 배에 이르고, 간편 송금서비스로 시작해 인터넷전문은행에 이제 막 발을 디딘 토스의 기업 가치는 삼성증권과 같다. 심지어 토스는 1.6조 원의 막대한 당기순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은행 시가총액의 43%에 육박한다.
그러나 사실 이런 일은 해외에서도 빈번하다. 3차 산업혁명 이후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각국은 경쟁이라도 하듯 스타트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우버나 알리바바와 같은 스타트업 투자 성공 사례가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때문이다. 물론 위 11개 유니콘이 막대한 투자자금을 기반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해당 유니콘의 밝은 미래 성장에 기인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부차적으로는 시장에 공급되는(투자 재원) 대비 마땅한 투자처(스타트업 기업)가 없기 때문에 이미 검증이 완료된 소수의 딜에 경쟁적으로 투자가 몰린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인 쿠팡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2019년 당기순손실이 각각 7,232억, 1,244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 자세히 → 2021 한국의 유니콘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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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구축에만 온 힘을 기울여라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미 창업가나 스타트업 기업가이거나 또는 그것을 꿈꾸고 있다면 우선 밸류에이션과 기업 가치에는 신경 쓰지 말자. 이 말은 초기에서 중기 투자를 받을 때 창업가의 지분율에 대해서도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자는 말이다. 고객이 모이고 현금흐름이 발생하여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 알아서 투자자들은 경쟁적으로 그 기업에 높은 가치를 매겨 기업가를 찾아온다.
초기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협상할 때 창업자의 지분율을 지키겠다고 버티다 자금 수혈의 타이밍을 놓치거나, 투자 자체를 유치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스타트업은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나의 주관적인 평가와 투자자의 가치평가가 일치하지 않아 손해 보는 느낌이 들더라도, 일단 투자를 받아 살아남고, 사업을 키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손해라고 생각했던 부분까지 만회가 가능하다.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일단 살아남아 시장에서 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사업가의 100% 지분이 빚으로 점철된 휴지조각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본인이 10%의 지분을 쥐고 있더라도 회사를 키워 내 1천억 원의 가치로 회사를 매각했다면, 양도세(20%)를 제외하더라도 약 90%억 원의 현금이 들어온다. 배달의 민족이 4조 7,500억 원에 회사를 매각했을 때 김봉진과 경영진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13%에 불과했다. 금액으로는 6,175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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